소설 속 재즈 콘서트 ‘하루키, 재즈와 만나다’

2019. 12. 2. 19:33문화인으로 거듭나기

2019년 11월 27일 11월의 마지막 수요일이다. 수요일은 ‘가정의 날’이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가정의 날이 아니라 ‘문화가 있는 날’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사천문화재단은 문화가 있는 말에 맞춰 소설 속 재즈 콘서트 ‘하루키, 재즈와 만나다’를 준비했다. 공연은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11월 27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있다. 본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문화가 있는 날에 열리는 공연은 전석 무료이다.



참고로 말하면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 생활 속 향유를 확산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로 이날에는 무료로 문화행사를 제공하거나 극장에서는 입장료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전 문자로 본 공연과 관련된 정보를 받고서 인터넷으로 사전 예매를 했다. 이번에도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은 가능하면 가족이 함께 한다. 아이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클래식 공연은 가끔씩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7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신나는 섬’ 공연을 관람했고, 8월에는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 연주회’를 관람했다. 아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이후 바쁘다는 핑계로 9월과 10월 공연은 관람하지 못했다. 그리고 11월은 소설 속 재즈 콘서트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토대로 하고 있다고 한다. 공연의 제목도 ‘하루키, 재즈와 만나다’이다.



하루키 그 이름에 끌렸다. 2018년 그의 소설과 그의 수필을 거의 다 읽었다. ‘노르웨이의 숲’을 시작으로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의 장편과 함께 그의 단편을 읽었다. 그의 수필집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도 읽었다. 그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작가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거론될 만큼 작가로서의 인지도 외에도 마라톤을 즐긴다. 단순히 즐기는 정도가 아니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실력이라고 하니 단순히 뛰는 것을 즐기는 정도가 아니다. 뿐만 작가는 클래식 음악에 조회가 깊다. 클래식에 대해 깊은 조회가 있다는 것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작가의 작품에서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음악에 조회가 없는 나는 대부분 모르는 곡들이지만 소설을 읽는 동안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보기도 했다.



다만 작가의 소설이 쉽지는 않다. 작가의 음악 세계도 그렇다. 때문에 이번 공연도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수요일 정시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7시쯤 집을 나섰다. 사천시문화예술회관으로 향하면서 아이들에게 오늘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둘째 녀석이 학교에서 1Q84를 읽었다고 했다. 설마 했는데 작가에 대해 알고 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다고 한다. 소설에 대해 물어보니 전혀 읽지 않은 것 같지는 않았다.



무대가 시작되었다. 재즈 피아노와 재즈 기타로 구성된 2인조 공연이었다. 사실 나는 재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블루스와 함께 흑인 음악이었다는 것 정도가 전부다. 본 공연의 목적은 재즈 음악과 함께 하루키 소설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에 등장하는 재즈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공연은 관객들의 수준에 맞춰 설명과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이날 공연을 통해 느낀 것은 즉흥적인 연주인 재즈가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내와 나는 관심을 가지고 공연을 관람했지만 공연의 중반부부터 둘째 녀석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역시나 아이들에게는 아직 어려웠나 보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아내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더니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순간 놀랬다. 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질문의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음악에서 글에 대한 ‘영감’을 얻는데,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문학’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기도 하냐는 질문이었다. 옆에서 곤히 잠을 자던 둘째 녀석도 아내가 마이크를 잡고 질문을 하자. 잠에서 깨어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나 역시도 이전 문화가 있는 날 공연에 비해 이번 공연은 조금 어려웠다. 몰입도 이전 공연에 비해 떨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저들의 공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재즈에 대해 조회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재즈 공연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더 관람을 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즈’라는 타이틀을 가진 공연을 처음으로 들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