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돗자리를 깔고 8월의 한 여름밤 무더위를 날려 보내다

2019. 8. 15. 14:29문화인으로 거듭나기

2019년 8월 올해도 어김없이 한 여름밤 야외에서 돗자리를 깔고 무료로 영화를 관람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야외 돗자리 무료 영화 상영이 사천 시민들 곁으로 찾아왔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3차례 사천종합운동장, 삼천포종합운동장, 곤양면생활체육공원에서 펼쳐진다. 제일 먼저 8월 14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사천종합운동장에서 '극한직업'을 상영했다.



작년에 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기에 올해는 가족과 함께 이 행사에 참여를 했다.



다행히 수요일이고 다음날이 광복절이라 영화가 시작하기까지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원래는 아내와 아이들이 먼저 가서 자리를 잡고 버스킹 공연도 관람을 하고 나는 퇴근 후 바로 이곳으로 오려했으나 아내가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출발을 못해서 퇴근 후 집에 들렀다가 가족과 함께 사천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사실 극한직업은 올해 초 아내와 둘이서 극장에서 재미있게 본 영화다. 워낙 재미가 있었던 영화라 다시 한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고, 아이들 방학 기간 동안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 외에 다른 추억이 없어서 가족이 야외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추억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이 영화가 폭력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거친 말들이 많이 오가는 내용이라 아이들과 함께 보아도 될는지 걱정이 되었지만 부모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가족이 함께 집을 나섰다.



또 다른 걱정은 날씨였다. 일본으로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비가 쏟아부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이었다. 그래도 당장은 비가 내리지 않고 있기에 영화를 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영화가 막 시작한 직후였다. 흐린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있었고 영화에 몰입을 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늦게 도착했기에 사천문화재단이 준비한 기념품이나 경품 행사에는 참여할 수 없었다. 그러나 둘째 녀석이 좋아하는 미숫가루는 시원하게 한 잔 마실 수 있었다.



이 영화를 사전에 보았기에 아이들이 영화를 보다가 통닭이 먹고 싶어 질 것 같았다. 극장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야외에서 돗자리를 펴 놓고 가족끼리 오손도손 앉아서 영화를 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천읍으로 향하면서 전화를 주문을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운동장으로 배달을 청했다. 광고에서도 많이 패러디되어서 아직도 그 대사를 기억한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아내와 아이들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영화를 보고 있고 나는 잠시 시간을 내어 이번 행사 포스팅을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면 사진을 찍었다. 작년 행사 사진과 비교하면 이번에 참가 규모는 작았다.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인 것 같다.



그러나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운 영화답게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높았다. 모두를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영화를 즐기고 있었다.



영화도 중반부를 넘어섰고,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이 대사도 지났는데 주문한 치킨은 배달이 되지 않고 있었다. 취소를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막 출발을 했다고 했다. 미리 운동장 입구로 나가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나서야 주문한 치킨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처음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맛있게 치킨을 먹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치킨 먹는 장면이 많아서 아이들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밖에서 영화를 보며 치킨을 먹으니 더 맛있었다.



중반부가 지나고 한 방울 두 방일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이라 하나 둘 먼저 자리를 뜨고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끝까지 영화를 보았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스크린으로 쏠린 것을 볼 수 있다. 올해도 사천문화재단에서 영화를 잘 선택한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에 갑자기 좀비가 등장한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류승룡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다 알 것이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워낙 몰입도가 높은 영화라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끝까지 한 두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만약 도중에 비가 내렸다면 이곳은 찾은 시민도 그렇지만 애써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도 그렇고 비를 피해 장비를 거두는 것도 문제가 되었을 것인데 참 다행이었다.



사천문화재단의 행사 진행은 깔끔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가 해산했지만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이 사람들이 앉아 있었던 자리는 깨끗했다. 영화가 끝나고 적절한 타이밍에 주변 정리에 대한 안내를 잘해주었다. 무엇보다 행사장 입구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안내를 했기에 각자 자기의 쓰레기를 한 곳에 버렸기 때문에 행사장은 깔끔했다. 사천 시민들의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더 남았다. 다음 주는 삼천포종합운동장 보조축구장이다. 준비된 영화는 '말모이'이다. 이 영화도 보았다. 그러나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할 경우 또 가고 싶다. 이 영화는 일제 식민지 하에서 한글을 살리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다룬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