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사천현대작가회 둘러보기

2019. 8. 15. 13:44문화인으로 거듭나기

사천미술관에서 제8회 사천현대작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전시기간은 2019. 07. 25 ~ 08. 30까지 충분히 여유 있게 전시가 열린다. 8월의 시작 이후 몇 차례 삼천포를 다녀왔지만 이곳에 들리지 못하다가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삼천포도서관으로 나들이를 나갔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이곳에 들렀다. 지역 작가의 전시회를 찾아다닐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이다. 사천현대작가회의 경우도 8회째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내가 어떻게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것은 사진 때문이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으면서 미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 관심만 있을 뿐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은 없다. 조금씩 눈으로 보면서 알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사천미술관이 있어 좋다. 지난달에 이어 계속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런 전시공간을 마련한 사천시와 전시 행사를 계속해서 준비하는 사천문화재단도 고마움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런 전시가 있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도 창작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힘을 얻을 수 있고, 나 같이 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도 자꾸 작품을 접함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전시장 입구에는 이번 현대작가회에 참여한 작가들과 대표 작품을 안내하는 인쇄물이 있다. 인쇄물을 챙긴 후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몇 차례 이런 전시회를 둘러보았더니 나름의 보는 방식이 있다. 우선은 빠르게 전체 작품을 살펴본다.



아쉬운 점이 있어 입구에서 사진을 찍었다. 원래 이곳의 명칭이 작은미술관이었다. 그러데 어느 순간부터 사천미술관으로 바뀌었다. 최근 전시의 안내를 위한 홍보물에도 사천미술관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관 입구에는 여전히 작은미술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조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전시된 작품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부터 하나씩 살펴본다. 자세히 살펴본다고 해서 아는 것은 없다. 그냥 한 작품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러면 그 작품에 대해 나름의 생각이 떠 오른다. 생각을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그 감정은 순간에 떠 오르는 것이기에 그 시간이 지나면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강혜인 작가의 '풍경'이란 작품이다. 작가의 모든 작품에는 어린 물고기가 등장한다. 풍경이라는 작품에도 근원이라는 작품에도 노른자의 삶이라는 작품에도 물고기가 등장한다. 작가에는 어린 물고기가 어떤 의미일까?



이 작품은 '노른자의 삶'이라는 작품이다. 처음 이 작품을 보았을 때 왜 노른자의 삶일까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그림을 쳐다보고서야 작품이 계란 프라이의 노른자라는 것을 알았다. 인간에 의해 생명으로 잉태되지 못한 계란의 삶을 표현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앞에서 말했지만 미술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내가 혼자 생각한 것이기에 나만의 해석에 대해서 나쁘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은 박형준 작가의 '들꽃'이라는 작품을 보았다. 위 작품을 보고 무엇이 느껴지는가? 사진이라서 느낌이 덜 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어딘지 모를 외딴 바닷가 백사장 가장자리에 핀 이름 모를 꽃이 떠 올랐다. 직접 그림을 보았을 때 입체감이 느껴졌다.



그의 작품 중에서 나의 발걸음을 오랫동안 멈추게 한 작품은 바로 위 사진의 작품이다. '노동의 신선함'이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실제로 가까이서 보아야 한다. 앞서 보았단 들꽃이라는 작품에서도 공간감과 입체감을 느꼈지만 이 작품은 실제 녹슨 삽을 걸어 놓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작가는 녹슬고 구부러진 오래된 삽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 그림을 널빤지 위에 그렸다. 때문에 삽의 손잡이 부분의 질감이 실물처럼 느껴졌다. 가까이서 오랫동안 보고서도 만지고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미술에 대해서도 사진에 대해서 아는 게 부족한 나지만 사진과 미술이 비슷하지만 다른 영역으로 각자의 예술세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이 작품을 보며 생각했다.



다음은 조정 작가의 '아름다운 날에'라는 작품을 보았다. 추상 영역의 작품이다. 추상 영역은 어렵다. 어쩌면 영영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내 방식대로 그림을 이해하려고 한다. 



전시된 다섯 점의 작품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의 그림이 무엇을 대상으로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꽃을 보았다. 모든 그림에서 바람개비처럼 보이는 것은 꽃의 형상이고, 나머지는 꽃이 지닌 아름다움을 색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아니라도 상관없다.



이 작품은 박수진 작가의 '... 꽃을 담다'라는 작품이다. 누가 보아도 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꽃과는 조금 다른 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런 꽃으로 보였다. 오히려 조정 작가의 '아름다운 날에'라는 작품에서 나는 꽃을 보았고, 박수진 작가의 '...꽃을 담다'라는 작품에서는 이 세상이 상상 속의 세상인 해저 세계가 있다면 그곳에 피는 꽃은 아마도 이런 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관심을 가지고 본 작품은 강영화 작가의 '소라의 꿈'이라는 작품이다. 나는 그림을 보는 법을 모르기에 그의 작품에서 패턴이나 공통점을 먼저 찾았다. 이것은 오랫동안 업무를 처리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4점의 작가의 작품 중 세 점에는 소라가 그림의 소재가 사용되었고, 목련도 함께 등장을 한다. 바다에 있는 소라와 육지에 있는 목련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작가는 왜 소라의 꿈이라는 제목을 붙이며 소라 위에 목련을 그린 것일까? 어쩌면 작가는 내가 알지 목련에서 내가 보지 못한 소라의 형상이나 특징을 발견한 것일까?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사천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혼자 엉터리 해석으로 그림을 살펴보았고, 나름의 생각을 떠 올렸다. 예술에는 정답이란 게 없고 맞고 틀리다는 것이 없듯이 내가 본 그림의 해석도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꼭 내가 작가의 의중을 관통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살펴보면서 나름의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아이들의 방학이 남았다. 그리고 입추가 지났지만 아직 여름이 무덥다. 휴가도 끝나고 주말 가까운 곳에서 더위를 피하여 아이들과 평소 접하기 힘든 미술 작품을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사천미술관 전시실에서 함께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작품을 보고 난 후에는 삼천포대교공원 바닥분수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도 즐기고 일몰 무렵에는 요즘 보기 드물게 붉은 노을을 보여주고 있는데 사천의 명품 노을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회가 되어 삼천포대교 근처를 지날 일이 있다면 사천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제8회 사천현대작가회'를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