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함께 사진 찍기 놀이

2019. 9. 20. 17:36일상의 기록/사진 일기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오늘도 지난 사진으로 사진 일기를 남긴다. 처음 사진 일기를 시작할 때 매일 카메라를 손에 쥐고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면서 매일 사진을 찍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어쩔 수 없이 찍어 두었던 사진으로 그날의 감정을 기록한다. 뭐 어떠랴. 사진은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사진을 보고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측면에서 이 또한 내 사진이 조금씩 나아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진과 관련된 책을 100권 넘게 읽었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책을 최소 100권 정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기준이다. 그렇다면 사진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준을 갖춘 것인가. 아니다 멀었다. 지금까지 사진과 관련된 책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사진학개론과 관련된 책을 읽지도 못했다. 주로 내가 읽은 책은 카메라를 다루는 기법이나 사진과 글을 함께 담은 에세이가 대부분이다. 이제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사진 전문 잡지를 읽는 것과 사진학개론 읽기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한 것을 하나씩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같은 사물을 사양한 조건에서 촬영해 보는 것이다.



추석 연휴 고향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두 대의 텔레비전은 조카들과 아이들이 리모컨을 선점했다. 나는 거실에서 책을 읽다가 어머니가 주신 사과를 보고 사진이나 찍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가지고 있던 NX200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과가 놓인 위치를 바꿔 보았다. 창틀 위에 올리니 역광 상태가 되었다. 처음 찍은 사진보다는 나은 사진을 얻었다.



이번에는 구도와 앵글을 바꿔 보았다. 측면광이고 부감샷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이번에는 반역광이다. 세로 구도로 사진을 찍어 본다. 지금 사진을 보니 조리개를 최대 개방하고 촬영한 것이 잘못된 것 같다. 수동렌즈라 초점 영역도 잘못된 것 같다.



뭔가 밋밋하다고 생각이 되어 보조 피사체를 두었다. 칼이다. 이것도 아니다. 



카메라에 부착된 플래시를 발광시켰다. 역시나 직광은 부드럽지 못하다.



플래시 앞에 휴지를 감았다. 책에서 본 게 있어 따라 해 보았다. 처음보다는 부드러워졌지만 그래도 뭔가 어색하다.



다시 인공조명 없이 자연광으로 촬영했다. 빛을 다룬다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이론과 실전의 경험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부족함이 많고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으리 같은 내용을 계속 보고 또 보고 하나씩 따라 실천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전문가의 수준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헛된 꿈일지라도 최선을 다하고 난 후에는 후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