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2019. 9. 16. 19:43일상의 기록/사진 일기

2019년 9월 16일, 월요일


사진은 2019년 9월 8일 일요일 양산 시외버스터미널 옆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찍은 사진이다. 태풍 링링으로 인해 주말을 집에서만 보내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덤으로 일요일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여느 때처럼 아침을 먹고 스타벅스로 향했다. 쓴 커피 한 잔이 그리웠고 조용히 읽고 싶었던 책도 있었다. 다른 때와 달리 길거리를 볼 수 있는 창가에 앉았다.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흐리고 가끔씩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터미널 옆이라 사람들이 오가는 발걸음은 끊이질 않았다.



수동 렌즈를 장착하고 있어 초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물웅덩이에 버려진 바나나 우유 통에다 핀을 맞추고 적절한 상황을 기다렸다. 우스웠다. 아니 좋았다. 그 상황이 즐거웠다. 그렇게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아쉬웠다. 조금 더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사진을 찍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상황을 정리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여전히 내 사진은 부족함이 많다. 그러나 사진의 좋고 나쁨을 떠나 그 상황이 좋았고 나름 그 상황을 즐겼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사진이 남은 내 인생에서 끝까지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