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 행복을 찾는 방법

2019. 3. 14. 09:44행복한 생활/DJI 팬텀 4 프로

지금까지 난 그렇게 좋은 모습의 아빠가 아니었다. 매일 아침 7시 10분이면 집을 나선다. 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보고 출근을 한다. 퇴근은 저녁 8시 이후다. 그것도 정상적으로 퇴근할 경우가 그렇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밤 9시를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본다. 수요일은 가정의 날이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정하고 밥상머리 교육을 실시하자며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그것도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 모습이 대한민국 아빠들의 보편적인 모습일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예전의 나는 그랬다.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이고, 나의 가치관이다. 남들이 그렇게 살더라도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는 것이 과연 내 인생에서도 성공하는 삶일까? 아니다. 이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2018년 트렌드 중 하나가 '워라밸'이다. 말 그대로 일과 삶의 밸런스이다. 나도 일과 삶에서 균형을 맞추고 싶다.



이런 고민들은 2017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자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2018년부터 소확행을 실천하기로 했다.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중요한 것은 행복의 기준을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 하면서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서 행복을 느끼자는 것이다.



그렇게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부터 당일치기 여행을 다녔다. 이런 여행은 계획이 없어도 좋다. 때에 맞춰 꽃이 피는 계절이면 꽃이 있는 곳으로 바람이 좋은 계절이면 바람이 부는 곳으로 물이 그리운 계절이면 물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갔다. 대부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행복은 내 안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나를 두고 외부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가족이 타고 있는 레일바이크


사진은 지난가을 가족들과 하동 북천 코스모스 축제를 다녀왔을 때다. 축제 기간에 맞추려 했는데 축제 기간의 마지막 일요일에 태풍이 올라와서 축제가 끝난 후 북천을 다녀왔다. 자주 가는 곳이라 이번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왔다. 북천은 봄에는 양귀비 축제가 열리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두 축제는 북천을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북천을 상징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레일바이크다. 북천에 가면 꼭 레일바이크를 타고 온다. 이번에는 나는 빠지고 어머니를 타게 했다. 끝까지 만류했지만... 잘했다. 너무 기뻐하셨다.



나는 드론을 띄웠다. 너무 많은 행렬이고 하늘에서 지붕이 덮인 레일바이크를 보고 가족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터리 시간이 제한이 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을 내가 해 냈다. 비록 멀리서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가족을 캐치했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그런 기운이 있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다시 사진을 보다가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사진이 좋은 것은 추억을 스쳐 지나는 것이 아니라 붙잡아 주는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다시 사진을 보며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을 떠 올린다. 얼굴에 웃음이 번져나간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안에 행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