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땅 사천의 봄소식, 사천여고 교정에서 봄을 만나다

2019. 3. 6. 00:00행복한 생활/삼성 NX200

3월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주말이 지났다. 포근한 주말이었다.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 게다가 삼일절(3.1)을 시작으로 3일간 황금연휴다. 아쉽다. 토요일에 다른 약속이 없었다면 오래간만에 가족들과 여행이라도 다녀왔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연휴를 집에서만 보낼 수 없었다. 삼일절 오전에는 가족과 함께 집 근처 죽천천으로 봄 향기를 캐러 나갔고, 오후에는 삼천포 남일대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그렇게 연휴의 첫째 날을 보냈다.



토요일이자 연휴의 둘째 날이다. 가족과 함께 사천읍으로 나갔다. 날씨는 포근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시계가 좋지 않았다. 아쉬웠다. 대기가 맑았다면 가까운 곳이라도 봄 꽃구경을 가고 싶었다. 올해는 날씨가 예년보다 포근해서 매화가 일찍 피었다. 여기저기서 매화꽃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었다. 순간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떠 올랐다. 사천읍에 나가면 가끔씩 들리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봄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은 바로 사천여자고등학교 교정이다. 사천읍 탑마트 맞은편에 있는 학교다. 사천여자고등학교 교정에는 작은 숲(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른 봄에는 매화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는 영산홍이 정원을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인다. 여름에는 등나무 그늘이 있어 그곳에서 더위도 피하고 책도 읽는다. 가을에는 노란 단풍이 있다. 겨울에는 그냥 앙상한 가지를 본다.



사천여자고등학교는 나에게는 익숙한 장소다. 기대를 가지고 교정을 찾았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꽃은 매화다. 봄의 전령사다. 가방에 삼성 NX200 미러리스 카메라가 들어있었다. 요즘은 어딜 가더라도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닌다. 남녘땅 사천에 찾아온 봄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매화꽃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이제는 사진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하지 않는다.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아내는 교정의 벤치에 앉아 아이들과 책을 보고 있다. 숨은 그림 찾기 중이다. 어찌나 열심히 보고 있는지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가족 독서를 주제로 사진 공모전이 있다면 사진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보내도 될 것 같은 사진이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교정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교실 건물 앞 창가에 목련이 꽃봉오리를 내고 있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울 것 같다.



목련이 전부가 아니었다. 교실 건물 앞 화단에는 수선화로 보이는 꽃도 고개를 들어 나를 봐 달라며 나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그냥 지나치면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최대한 이쁘게 담고 싶었으나 아직 사진 실력이 부족하다.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노란 민들레 한 송이도 자신의 존재를 봐 달라며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어쩌면 다른 어떤 꽃보다 민들레에 더 시선이 꽂혔다. 추운 겨울을 생명이 다하고 떨어진 낙엽들 사이에서 버티고 저렇게 생명의 꽃을 피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저 민들레가 더 아름답게 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천여자고등학교 교정에서 충분히 봄을 보았고, 만났고, 즐겼다. 혼자 보기에 아까운 봄이라 남녘땅의 봄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이렇게 사진과 함께 짧은 글에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