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좋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셔터를 누르자

2019. 9. 10. 19:28일상의 기록/사진 일기

2019년 9월 10일, 화요일


사진은 빛이 좋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셔터를 눌러야 한다. 나중은 없다. 요즘 햇볕을 보기가 힘들다. 여름 장마기간에는 비도 내리지 않고 습하고 마른장마가 계속되더니 가을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 장맛비가 계속해서 내렸다. 집이 너무 습하고 빨래를 말리기 위해 보일러는 돌리다 보니 습기는 조금 덜하지만 열기는 어쩔 수 없다. 보일러와 에어컨을 같이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하려는데, 베란다에 햇볕이 들어왔다. 어찌나 반가운지. 거실에 늘어놓았던 이불을 베란다로 옮겼다. 그리고 빛이 좋아서 가지고 있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보잘것 없이 평범하게 나온 사진이지만 이 사진을 보면 내가 얼마나 햇볕을 그리워했는지를 나는 알 수 있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문제는 오늘 아침의 상황이다. 출근을 위해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아침의 타오르는 듯한 붉은 햇살이 베란다에 스미어 들었다. 그 빛에 반사된 사물들이 평소와 다른 빛을 발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밥을 먹는 게 우선이었다. 밥을 다 먹고 카메라를 찾아서 베란다로 나가니 그 찰나에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었다. 또 하나를 배웠다. 빛이 좋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셔터를 누르자.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