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마을길

2020. 5. 30. 10:41일상의 기록/사진 일기

2020년 5월 17일(일) - 도동마을길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도 일찍 잠을 깨었다.

집안 공기를 환기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

뻐꾸기 울음소리가 창문을 넘어 귓가에 울려 퍼졌다.

뭔가에 홀린 듯 옷을 갈아입고 산책에 나선다.

오늘은 어디로 향할까?

화전마을 아니면 도동마을?

이곳에 15년 넘게 살면서 수도 없이 다녔던 곳이다.

그래서 더 이상의 새로움은 없다.

그렇다.

그러나 카메라가 손에 쥐어지면 다르다.

요즘은 산책이 즐겁다.

카메라를 손에 쥐고 산책을 나서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은 무엇을 담게 될까?



아파트 뒤를 돌아 나가는 숲길을 따라 산책에 나선다. 

버려진 이정표 하나가 아직 어디로 향할지 정하지 못한 내 마음을 읽은 것 같다.



5월의 꽃 '장미' 아니 장미과에 속하는 찔레가 산에 들에 지천이다.

이름 모를 풀꽃들도 각양각색이다.



오늘은 화전마을이 아닌 도동마을을 산책코스로 정했다.

좁은 시골 골목을 거니는 것이 좋다.

이름 모를 어떤 꽃은 그 모습대로 예쁘고,

반찬으로 먹는 돌나물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고,,

역시나 나의 시선을 빼앗는 것 5월의 꽃인 '장미'다.



어렵다.

보기에는 너무 예쁜데,

그 예쁜 장미를 예쁘게 사진으로 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왜 그럴까?

장미는 예뻐야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자전거다.

아니 '빈폴'이다.

어머니들이 밭일을 나갈 때 쓰는 모자를 보고서 빈폴 광고에서 사용되었던 카피가 생각났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민들레 홀씨를 보면 꺽어서 후~ 불어줘야만 할 것 같다.

내 눈에 보기 좋으면 다른 이의 눈에도 보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산들바람을 타고 훌훌 날아가렴~



담장으로 인해 너를 온전히 볼 수가 없구나?

훔쳐 보고 싶지만...



촌놈이라 그런가?

시골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어릴 적 추억이 떠 올라서 좋다.



마당이 아름다운 집을 보면 언젠가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벌써 마늘을 수확할 때가 되었나?

얼마 전 어머니댁에 가서 마늘종을 뽑고 왔는데...



밀과 보리가 자란다.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에서도 쑥쑥 자란다.

어쩌면 저들에게는 우리 인간들이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가 아닐는지?



생명은 강하다.

아스발트 위 갈라진 틈으로 이름 모를 꽃이 피어있다.

나도 저런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싶다.



나는 그냥 지나가는 행인일 뿐...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인데, 나도 네가 무서워 그만 좀 짖자.



넌 목적지가 어디니?



보고 또 보는 장미인데 또 셔터를 누르는 것 왜일까?



감자도 이렇게 꽃을 피우는구나?



빈집...

그러나 누군가 아직도 살고 있을 거 같아서 살짝 훔쳐본다.



길가에 있는 오래된 앵두나무... 

사람의 손이 닿을 만한 곳은 벌써 다 내어주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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